잡담강아지는 왜 이렇게 사랑할까..답글)
사람이 그렇게 만들었어.
인간 아기들은 처음 보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아.
처음 보는 것을 보면 엄마를 찾아. 그리고 엄마의 반응에 따라 무서워할지 안 무서워할지를 결정하는 거야.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를 배우지.
예를 들어 아기가 고양이를 처음 보면, 멍하니 바라보다, 엄마가 호들갑을 떠는지 웃으며 토닥이는지를 보며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를 결정하는 거야.
그리고 또 인간 아기들은 엄마를 무한히 사랑해. 육아기간이 긴 포유류, 그중에서도 극히 긴 인간은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거든.
개도 같아. 개는 주어진 문제가 있을 때 자기 스스로 풀지 못하면, 주인을 바라보며 그 문제의 해답을 구해.
주인이 직접 그 문제를 풀어주는가. 주인의 눈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어떤 지시나 실마리를 던져주는가를 바라보지.
늑대에게서는 볼 수 없는 행동이지. 단, 늑대도 새끼 때에는 어미에게 의존하지만.
그래서 인간은 이 늑대새끼 때의 특징을 성체가 되어도 유지되도록 만든거야. 의존하는 대상은 어미가 아닌 인간이도록. 그래서 개가 된거야.
늑대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특징 중에,
가능한 한 인간은 그 중 맘에 드는 특징을 남겨두거나 강화했어.
좀 성격이 더럽고 맘에 안드는 애들은 버리거나 잡아먹고,
성격이 유순하고 맘에 드는 애들만 남겨놓고 교배시켜 새끼를 얻는 것을 대를 이어서 한거야. 약 3~4만년 동안.
이걸 인간으로 비유를 한다면,
외계인이 지금 딱! 등장해서 압도적인 무력으로 우리를 애완동물로 삼겠다 선언을 했다면!
인간의 대다수는 사막이나 북극 같은 오지로 숨어 들어서 외계인의 지배를 거부하고 살아가게 돼. 살기 좋은 지역엔 외계인이 있거든.
삶은 팍팍하고, 시간이 흘러 대에 대를 거듭할수록 인구는 줄어들어. 1/10에서 1/100까지 줄어들었지.
그들은 성격이 더 더러워졌어. 호기심은 사치야. 더 의심하고 더 외계인을 무서워하고, 더 외계인을 피하고 더 공격적인 성향을 갖게 되지.
그게 지금의 늑대야.
반대로 대다수의 애완인간들은 외계인의 품종개량으로 외모도 변했어. 코도 뭉툭해지고, 들창코도 있고, 다리도 짧아지고, 키도 작아지고, 왜소증이 있는가하면, 각종 유전병도 가지고 있지.
성격도 좀 바보같아지고, 어릴 때 엄마만 찾던 성향은 그대로 유지되어 성인이 되서도 외계인에게만 의존해. 어릴 때 이유없이 엄마를 사랑했던 것처럼, 외계인을 무한히 사랑하지. 평생을 아기로 살아가는거야.
말티즈처럼 성격이 지랄맞은 소형인간, 리트리버처럼 댕청맞게 순한 대형인간.. 우주엔 다양한 인간종이 존재해. 과연 인간의 후예가 맞나 싶을 만큼 괴랄한 인간도 있지. 품종개량이 많았거든.
땅콩제거수술은 권장되고 있음에도 인구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어. 현 인류의 2만배는 돼. 모두가 외계인의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전 우주에서 살고 있지. 뭐, 학대나 유기같은 문제도 심심찮게 보고되곤 있지만..
하지만 공통된 점이 있지. 주인 외계인을 사랑한다는 점. 그 사랑의 크기에 다소 차이는 있을지언정, 주인을 사랑해야 애완동물로 키울 수 있거든. 물론 반항하고 야생화된 인간들도 있지만 포획사살이 대부분의 엔딩이고.
그게 지금의 개야.
그게 강아지가 너를 그렇게 사랑하는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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