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UL👻더워서 들고온 공포썰!👻
더워 디질 거 같아서 공포라디오 듣다가 생각난 공포썰 가져옴! 칭구한테 들었던 거지만 1인칭으로 썰 씀! 글 시점이 사춘기 때라 불효막심 주의!
때는 바야흐로 15살 때, 사춘기가 온 덕에 부모님이랑 데면데면하던 때였는데.. 아빠는 그걸 못 견디겠는지 여행을 가자고 엄마와 날 꼬셨어. 당시 부모님과 말 섞는 건 불편했어도 여행은 좋았던터라 주말맞이 가족 여행을 가게 되었지.
여행지는 가평 연인산 근처의 계곡이었어. 계곡 이름은 기억도 안 나는데 연인산은 기억나.. 거기 올라갈까?라고 물었던 아빠한테 놀러와서 산?!이라며 짜증냈던 기억이 있거든 ㅋㅋ
당시 계곡에는 방가로가 있던 때였어서 거기를 빌렸어. 그리고 계곡으로 내려갔지. 여름 성수기에 쳐뒀던 안전 가이드라인? 안전줄? 그것도 그대로 쳐둔 나름 놀기 괜찮게 된 계곡이었어.
당시가 가을이었는데 가을의 계곡은 추웠어. 물이 내 상상보다 더 차갑더라. 그래도 젊다못해 어렸던 터라 이리저리 잘 놀았어. 수영도 잘 못하면서 수영이랍시고 물장구치고, 잠수하고.. 그러고 놀았어. 그러다 어느순간 정신이 드는 느낌이 들고보니까 물에 나 혼자 있는 거야. 고개를 휘휘 돌려서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안 보여.
첨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 애초에 가을이라 계곡에 사람 자체가 우리 가족 말고는 2팀뿐이었고 오래 놀기엔 물이 차가워서 쉬러갔나보다 싶었지. 엄마 아빠도 물 차갑다는 소리 많이 했으니까 쉬러 나갔나싶었고.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다시 물에 잠수하고 물장구치려고 하는 순간에.. 문득 생각난 거야. 쉬러갔어도 방가로에는 있어야하지 않나? 방가로는 내가 고개 돌린 시야 안에 있는데 왜 아무도 없지? 하고..
그 생각이 스치기 무섭게 갑자기 온몸에서 얼음장 같이 차가운 느낌이 싸아악- 지나가면서 누군가 귓가에다가 말을 걸듯 웅얼거리는 소리가 났어. 동시에 누가 내 손목을 탁! 잡아채 당기는 느낌이 났고, 눈이 떠지는 느낌이 들면서 정신 차려보니 아빠가 내 손목을 잡아서 물밖으로 당기고 있더라. 뭐지? 언제 가까이 온거지? 어버버 하면서 아빠 손길에 따라 물밖으로 나갔는데.. 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아빠가 막 뭐라고 하는거야. "거길 왜 들어가려해! 큰일나려고!! 위에 줄 뻔히 쳐져있는데 못 봤어!!?! " 하면서.. 그제야 주변상황이 눈에 들어왔어. 내가 아빠 손에 이끌려 나온 땅이 안전줄 너머의 땅이었던 거야. 그니까 나는.. 안전한 곳에 놀고 있던 게 아니라 바닥이 울퉁불퉁해 사람 키보다 깊은 곳이 빈번하게 있고, 유속이 빠르고 소용돌이까지 곳곳에 있는.. 위험구역에 있었던 거지. 이상하잖아. 나 분명 안전한 곳에서 놀고 있었는데..
지금이라면 놀랐을 엄마아빠를 안심시키려 사과를 했겠지만... 당시 억울했던, 사춘기 호르몬 만땅이던 나는 도리어 목소리를 높이며 내가 기억하던 상황을 알렸어. 근데 말하면서도 이상한거야. 안전하게 놀던 내가 갑자기 왜 깊은 물에 있었지? 싶고.
내 말을 들은 엄마아빠는 심각해졌다가 이내 괜찮으니까 됐다고,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됐다고.. 그러면서 날 큰 수건으로 둘둘 싸서 방가로로 데려갔어. 빌려놨던 간이 난로 앞에 앉혀져서 이리저리 애정어린 손길로 닦여졌고.
낮의 물놀이는 사실 그대로 끝나버렸어. 더 놀고 싶은 맘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뭔가 꺼림직했거든. 그리고 엄마아빠도 그랬는지 물가로 안 가더라고. 나보고도 가지 말라 그랬고.
대신 고기도 구워먹고 방가로 운영하는 집으로부터 삼계탕도 시켜먹고.. 그렇게 먹부림 하다가 밤이 됐어. 안을 깨끗하게 치우고 말아올려뒀던 방가로 천막을 내리고, 잠자리를 정돈했지. 물에서 놀다가 좀 찝찝한 일을 겪긴 했어도 신나게 놀았으니 즐거웠다고 생각하며 잠에 들었어. 이렇게 자고 일어나서 뭇히 집에 갔어!
..하는 해피엔딩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뭔가 ---!! -!!!! 하는 고함?섞인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서 눈을 뜨니까 어떤 낯선 아저씨가 한 쪽 손으로는 내 팔을 잡고 다른 쪽 손으로는 내 어깨를 붙잡고 흔들고 있는 거야. 학생!! 학생!!! 정신 좀 차려봐!! 하면서. 헉!하고 놀라 숨을 들이키는데 그제야 느껴지더라.
내가 또 물에 들어와 있었어. 아까 낮에 나도 모르는 새에 들어갔던 그 깊은 물에, 허리쯤까지 잠긴 채로 서있더라.
이게 뭐지 싶어서 아저씨에게 뭐냐고 물으려던 찰나에 시리게 차가운 느낌이 몸을 스쳐가는 느낌이 들고, 귓가에 또 목소리가 들렸어. 꽤나 선명했어.
또 놓쳤네-
놀라서 고개를 돌려 주위를 봐도 아저씨 말고는 목소리를 낼만한 사람이 없었고, 그나마도 그 아저씨는 학생 괜찮은거야? 어디 아파? 하면서 나한테 계속 말을 걸고 있었어. 그러다 내가 사라진 걸 알아차린 부모님이 사색이 되어서 방가로를 뛰어나왔고, 반쯤 젖은 상태로 옆 방가로 아저씨 손에 이끌려 물가로 나오던 나를 본거야.
곧장 달려와서 어떻게 된거냐고. 우리 애 왜 이러냐고. 따지듯이 물었어. 아저씨는 억울해서 목소리 높일법도한데 부모맘을 이해를 하셨는지 차분하게 자기도 자다가 자갈 밟는 소리가 들려서 혹시몰라 나와봤던 거라며, 나와서 본 내 모습을 알려줬어. 내가 뭐에 홀린 것마냥 거기 누구냐고 아무리 물어도 답 하나 없이 꿋꿋하게 자갈밭을 가로질러 가더니 안전줄 너머의 깊은 물로 걸어들어가더래. 놀라서 뛰어가 잡아서 말을 걸었는데 답은 없고 애가 멍하니 눈이 다 풀린 채로, 자꾸 물로 걸어가려고만 하더래.
진짜 난 엄마아빠가 그렇게 하얗게 질린 모습을 처음 봤어. 하얗게 질려서는 너 무슨 나쁜 생각한 거 아니지? 물에는 왜 들어간거야.. 이 밤에? 응? 말해봐 00아. 이러길래.. 솔직하게 대답했지. 난 자고 있었어. 누가 소리지르는 고함 소리가 들려서 눈 떠보니까 아저씨가 내 팔 잡고 괜찮냐고 묻고 있었어. 나도 왜 저깄었는지 몰라!
엄마아빠가 그게 다냐고. 다른 뭐 생각나거나 하는 거 없냐고. 누가 끌고가는 느낌이 들었다거나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거나.. 하진 않았냐고 물었어. 그제야 내가 물에 있는 걸 알아채고 나서 들었던 목소리가 생각났어. 또 놓쳤다..라던 그 목소리. 그걸 말하니까 엄마가 순간 비틀거리며 주저앉더라. 놀라서 아빠랑 내가 손을 뻗고 괜찮냐고 하는데.. 그때까지 서서 듣던 아저씨가 "또?" 이러시는거. 내가 왜요? 하니까.. 아니,또.. 놓쳤다고 하길래. 이상해서.
그러자 갑자기 낮에 일이 생각났어. 간 적 없던 위험한 물 한복판에서 정신차리던 순간에 들렸던 그 웅얼거림. 그땐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그 말. 지금에서야 갑자기 알 것 같은 그 말.
놓쳤네. 아까워라-
그 말이 떠오르는 순간 너무 무서워졌어. 또 물가에 끌려갈 것만 같은 거야. 두 번이나 끌고갔는데 세 번 못할 건 또 없단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덜덜 떨면서 이것까지 말하니까 엄마가 집에가자. 안 되겠다. 여기.. 여기가, 너랑 안 맞나보다. 하고는 급하게 짐을 싸기 시작했고 아빠는 아저씨한테 우리 애 구해주셔서 감사인사를 하고는 나를 챙겼어. 옷도 갈아입게 하고, 차갑게 식은 몸도 따뜻하게 덥히게 하고..
그렇게 야밤에 그 계곡을 벗어나 집으로 왔어. 오는 동안에는 아무 일도 없었어. 근데 그 일이 너무 무서웠고 강렬했던 탓일까. 집에 무사히 돌아오고 다시 잠에 들었던 그날 새벽, 꿈을 꿨어.
그 계곡이 보였고, 목소리가 들렸어.
"또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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