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퇴근 후, 하늘을 올려다봤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눈에 들어왔다.
피부에는 선선한 바람이 스쳤다.

그리고 나는 걸었다.

버스 정류장을 지나고,
지하철역을 지나고,
계속 걸었다.

목적지 없이 걸었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주변을 찬찬히 봤다.

다양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배낭을 맨 외국인,
예쁘게 꾸민 사람,
어깨를 축 늘어뜨린 사람,
강아지와 걷는 사람,
손을 잡고 있는 남자와 여자,

평소의 나였다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며 그저 집으로 향하고 있었겠지.

그런데 오늘은 집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이런 기분을 뭐라고 하면 좋을까?
바람이 나를 부르는 기분?
하늘이 나를 끌어주는 기분?

그저 걸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계속 걸었다.

어느새 파란 하늘은 어두컴컴한 색으로 변할 때쯤.
발가락이 아파왔다.

이제 집으로 가야 할 때라는 걸 직감했다.
휴대폰을 확인했다.
현재 시간 8시 38분.
12,523보, 7km.


나는 2시간 30분 정도를 걸었다.
발가락은 아팠지만, 기분은 좋았다.
신기했다. 걷는 걸 싫어하는 내가 2시간 동안 걸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나는 근처 지하철역을 찾아,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한 뒤,

늦은 저녁 식사는 배달을 해결했다.
샤워 후에 도착한 냉면과 김치만두는 꿀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