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화요일 저녁 7시 40분. 불 꺼진 사무실에 김과장 자리 스탠드만 켜져 있다.

결재함에 2차 문자 건이 승인으로 떨어져 있다. 610명, 6,710원.

승인란 옆에 한 줄이 붙어 있다.

"이번엔 몇 명인지 숫자로."

1차는 340명에 예약 두 건이었다. 같은 비율이면 3.58건. 소수점은 보고서에 쓸 수 없는 숫자다.

위생팀장에게서 메시지가 온다.

"검진 슬롯 네 칸은 무리예요. 체어가 세 댄데 오전에 두 칸 빼면 스케일링이 밀려요."

"오후로 두 칸 옮길게요."

"검진 오시는 분들이 오후에 오나요?"

김과장은 답을 쓰다 지운다. 직장인은 오전에 온다. 오후 칸은 비고, 비어 있는 칸은 보고서에서 '미달'로 적힌다.

결국 오전 한 칸, 오후 세 칸으로 적는다. 합은 네 칸이다. 원장이 보는 건 합이다.

창밖으로 옆 건물 치과 간판이 아직 켜져 있다.

여드레. 아홉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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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수요일 오전 9시 20분. 카드뉴스가 발행된다. 심의는 두 장 모두 통과했고, 문구는 마지막에 한 번 더 깎였다.

'무료'라는 단어가 두 번 들어가 있어 한 번으로 줄었다.

10시 정각, 2차 문자 610건을 보낸다. 성공 596, 실패 14, 수신거부 7.

전화는 11분 뒤부터 온다. 다섯 통.

"그 검진 진짜 공짜예요?"

"네, 검진은 무료입니다. 치료는 상담 후에 결정하시면 됩니다."

데스크가 스크립트를 그대로 읽는다. 세 번째 통화에서 목요일 오전, 네 번째에서 금요일 오후 예약이 잡힌다. 다섯 번째는 토요일에 하느냐만 묻고 끊는다.

낮 12시 30분, 검진 슬롯으로 한 명이 더 들어온다.

신환 98명.

김과장은 셀에 98을 치고 잠깐 그대로 본다. 이틀 전에는 95였다.

이레 동안 여섯 명.

처음으로 숫자가 따라잡힐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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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오후 3시 10분. 대행사 실장에게서 메일이 온다. 제목은 '참고자료'.

첨부는 후기 대행 견적서다. 건당 1만 5천 원, 월 40건 패키지 54만 원.

본문은 두 줄이다.

"원장님이 견적만 받아보라고 하셔서요. 결재는 안 올렸습니다."

김과장은 파일을 연다. 표가 깔끔하다. 그리고 닫는다. 다운로드 폴더에는 남지 않지만 메일함에는 남는다. 보류는 사라진 게 아니라 첨부파일로 바뀌었을 뿐이다.

오후 5시 40분, 목요일 오전 열한 시 재내원 건에서 전화가 온다. 일정이 바뀌어 다음 주로 미루겠다고 한다.

6시 20분, 검진 예약 한 건이 취소된다.

신환 97명.

내선이 울린다.

"오늘 몇 명이야."

"97명입니다. 문자로 셋 붙고 하나 빠졌습니다."

"어제 95였지. 이틀에 둘이야?"

김과장은 98이었던 두 시간을 말하지 않는다. 보고서에 남는 건 마지막 숫자뿐이다.

이레. 일곱 명.

(30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