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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당일.

약혼자가 혼외자를 두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놀랍게도 슬프지는 않았다.

그저 생각했다.

'저 결혼, 꼭 해야 하나?'


이때 눈앞에 있던 황태자에게 말했다.

"황태자님, 저 좀 납치해 주세요."


그렇게 시작된 도망 생활.

아니, 별궁 생활.

사람들은 납치당했다고 수군거렸지만,

정작 나는 매일 늦잠을 자고,

맛있는 디저트를 먹고,

귀찮은 사교계도 피해 가며

인생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문제는 황태자였다.

"이제 집에 돌아갈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싫어요."

"왜요?"

"여기가 더 편한데요."


집으로 돌려보내고 싶은 황태자와, 별궁에 평생 눌러앉고 싶은 백작 영애.

게다가 아무도 모르는 비밀까지 있었다.

나는 정령사이자 뒷 세계 최고의 정보상이었다.

그러니 황태자님.

죄송하지만 저, 아직은 안 나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