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성우학원 출신의 성우가 되지

못한 성우 지망생이었다.


이제 나이 스물 다섯 뭐라도 해야해서

방송을 시작했다. 그냥 주 컨텐츠는

대본 읽어주는 방송이다.


방송 한 달 차 평균 시청자 열다섯명

그날 회장님이 생겻다.


"아니 여러분 저 진짜 성우학원 다녔다니까요?

이 완벽한 목소리를 듣고도 모르겠다고요?"


시청자들의 갈굼을 천원펀치로 받고 있던

나 강동우 방송인 우동우동은 처음으로

회장님과 만났다.


띠링 미션이 들어왔습니다!


미션 10만 골드

내가 방송하는 골드티비는 수수료가 30%

7만원짜리 미션이다..


"핑크공듀님 미션 감사합니다"


미션 내용은 끈적하게 자기야 사랑해

해주는 거다. 좀 부끄럽지만. 성우학원

출신이다 나는.. 해보자


최대한 저음으로 끈적하게


"자기..야 사랑해."


핑크공듀님이 10만 골드를 후원했습니다.


이 집 맛있네? 방송 언제 언제해?


"그 보통 평일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합니다."


회장님.. 잘 모시자.. 하꼬탈출도 못 했는데

한달 차 수익으로 월세도 겨우낸 상황이라

회장님을 못 잡으면 방송도 접어야 할 상황이었다.


"편하신 시간대 있으실까요? 핑크공듀님?"


또 후원 음성챗을 이용해 대화하시는

개 멋진 핑크공듀님이 나에게 속삭이셧다.


핑크 공듀님이 음성챗 10만 골드 후원!


"일하면서 볼꺼니까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해?"


나는 침을 삼키며 말했다.


"무조건 가능하죠!! 그렇게 방송해보겠습니다."


그렇게 회장님과 3개월을 보내고 나름

평균시청자 백명이 된 나는.. 지금

머리가 복잡하다.


회장님에게 개인 연락처를 준 이후로..

자꾸 만나자고 연락이 온다..


솔직히 회장님은 무지 이쁜 사람이지만

그렇지만 무섭다. 내 얼굴은 모르시니까.

만나면 정이 떨어지실 가능성이 있으니까.


난 못 생긴 편은 아니다. 그래도 학생 때는

인기가 있던 편이지만 그것도 목소리빨이

크던 걸로 기억한다. 평범보다는 잘생기고

훈남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그게

난데.. 만나면 실망하시려나..?


나: 회장님 일단 주말에 시간내도록 하겠습니다.


용기를 내서 톡을 보내고 주말이 찾아왔다.


향수 뿌리고 회장님이 주신 돈을 사용해

메이크업도 받고 머리세팅도 받았다.

저녁 약속이니 최대한 준비를 하고 약속시간

약속 장소인 분위기 좋은 룸이 있는 일식집에

들어왔다.


"장서연 님 이름으로 예약했는데.."


직원분의 안내로 룸으로 들어온 나는

회장님과 첫만남을 했다.


"강동우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색하지 않게 먼저 인사는 했는데

회장님 아니 서연씨가 많이 이쁘게 웃고 있다..


"이제야 보네..? 우리 성우님?"


뭔가 떨린다. 싫어하시는 분위기는 아닌데

그래도 내 방송 살려주신 귀한 분이다.

잘 보여야 해 잘해주신 만큼이라도.


"회장님.. 아니 서연씨 만나는 게 좀 떨려서

만나는 게 늦어진 거 같아요."


평소에도 미션으로 연인 같은 대사를

해달라던 분이셧으니까..


"동우씨.. 음 동우야 누나니까 편하게 할게?"


나보다 두 살 위 스물일곱이시다.

편하게 이야기를 하시는데 뭔가 이야기가

무겁다. 내용이..


누나가 좀 귀한 집에서 자라서 연애는 커녕

남자 손도 못 잡아본 사람이거든?


서연씨.. 아니 누나는 장성이라는 그룹에

막내손녀였다.. 장성전자로 유명한 국내

최고기업의.. 손녀?? 이거 지짜에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식음땀이 나고 있었다.


"그래서 삐뚤어 진거야.. 할아버지한테

딱 이야기한 거지 나 이러다 노처녀 될 꺼

같으니까 스물일곱에 데려온 사람이랑

결혼 허락해달라고"


뭐지.. 무슨 일이지.. 나 갑자기 결혼?

에..? 이게 뭐지? 진.. 진짜 꿈이겠지?


" 혹시 제 어디가 마음에 드..신 건가요?"


목소리가 좀 떨렸다. 솔직히 나도 내가

대기업 손녀딸을 꼬실 정도로 대단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 내가 좀 소리에 예민한 편인데"


서연 누나는 어릴 때 부터 귀가

예민했다고 한다.


일 할 때도 다른 잡소리 없이 클래식만

틀어놓고 일을 해야할 정도로..


근데 내 목소리는 인생 처음으로 듣기

좋았다고 한다. 매일 듣고 싶을 정도로.


"근데 그게 사랑할 정도의 일인지 잘 모르겠어"


누나가 설명을 해준다.


누나는 평생 학교에서 이어폰을 끼고

살 정도로 타인의 목소리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듣기 힘들다고 말했다.


가족은 괜찮지만 가족 이외의 사람들은

듣기 힘들어서 업무보고도 문자로만

받고 있다고 한다.


운명일까. 타인의 목소리를 듣는 게

힘든 누나의 누나만의 성우가 된 거 같았다.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나는 용기를 내서


"누나는 앞으로 평생 내 목소리 듣고 살겠네?"


팬서비스 겸 고백을 했더니..


볼이 붉어진 누나가 웃으며


"그러게 이제 후원 말고 용돈으로 줄게."


내년에는 결혼이 꼭 하고 싶으시다는 누나와

26살에 유부남이자 품절남이 될 나는


내년 5월까지 웃을 일만 가득할꺼다.


청첩장


신랑 강동우 신부 장서연


하객 여러분들은 5월 15일 두 선남선녀의

결혼식에 꼭 참석하셔서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회장 누나 사진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